1. Beck의 생애
로드 아일랜드의 프로방스에서 태어난 Aaron T. Beck은 질병으로 불운한 아동기를 보냈다. 학교생활은 삶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중단되기도 했는데, 그는 이 문제를 극복하고 오히려 또래집단보다 1년 먼저 진급했다. 상처에 대한 공포와 질식의 두려움, 터널 공포, 건강에 대한 불안, 대중 연설 공포 등 다양한 공포에 맞서 싸웠으며, 그는 자신의 문제 해결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자신의 이론을 개발하는 근거로 활용했다. Beck은 Freud의 우울 이론을 타당성 있는 이론으로 증명하려 시도했으나 우울을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 분노로 보는 Freud의 견해와 동기 모형을 부정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수년 동안 많은 정신병 치료 단체로부터 거부당하고 고립되는 고통을 당했으나, 연구를 통해 우울한 사람의 인지가 '인지적 왜곡'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
1954년에 펜실베이니아대학 정신의학과에 부임했으며 2021년에 사망했다. 그의 연구는 우울증에 대한 인지치료의 효율성을 확립했다. 인지치료를 우울증, 일반화된 불안과 공포장애, 자살, 알코올 중독과 약물 남용, 섭식장애, 부부 문제와 대인관계 문제, 성격장애 등에 성공적으로 적용시켰다. 또한 우울증, 자살위험, 불안, 자기 개념, 성격 등에 대한 평가 척도를 개발하는 등 많은 학술적 업적을 남겼다.
2. 주요 개념과 이론
Beck은 기존의 정신분석이론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발견하고 나름대로 대안적인 인지치료이론을 구축하였다. 인지치료이론의 목표는 내담자가 자기 패배적 인지를 포기하도록 변화시키는 데 있다. 원래 인지치료이론은 우울증을 치료하는 이론으로 출발하였으나 점차 불안과 공포증 등을 포함한 정서적 문제 전반, 그리고 사람들의 성격적 문제를 치료하는 이론으로까지 확장되었다. Beck의 인지치료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은 자동적 사고, 역기능적 인지 도식, 인지적 오류를 들 수 있다. 이 개념들을 잘 이해하면 심리적 문제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자동적 사고는 한 개인이 어떤 상황에 대해 내리는 즉각적이고 자발적인 평가를 의미한다 이 사고는 심사숙고하거나 합리적 판단하여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기 나름대로 자기와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발달시킨다. 세상은 어떤 곳인지, 자기는 어떤 사람인지, 인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지식들을 차곡차곡 쌓아가게 된다. 이러한 지식들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삶을 사는 가정에서 하나의 체계화된 지식 덩어리를 이루게 될 때, 이를 인지 도식이라 부른다. 즉,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삶에 관한 이해의 틀을 형성한 것이 바로 삶의 인지 도식인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그 개인의 인지 도식 내용이 부정적일 경우다. 이러한 인지 도식을 역기능적 인지 도식이라 부르며, 이는 심리적 문제를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인지적 오류란 어떤 경험이나 사건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기는 추론 혹은 그 의미를 왜곡하여 받아들이는 판단 오류를 말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면,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갑자기 '쾅'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자. 그런데 그 소리에 대해 '누군가는 나를 향해 총을 쐈다'라고 생각해 버린다면 그것은 지나친 생각이다. 그 사람이 테러의 대상이 되는 요주의 인물이 아닌 이상 다른 누군가가 그를 향해 총을 쏜다는 것은 신빙성이 별로 없는 비현실적인 생각이다. 대신 '뭔가 큰 물건이 땅에 떨어졌구나'라고 생각했다면 다른 사람들도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현실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인지적 오류를 많이 범할수록 심리적 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대표적인 인지적 오류에는 흑백논리, 과잉일반화, 선택적 추상화, 의미 확대 및 축소, 임의적 추론 등을 들 수 있다.
3. 인지치료이론의 평가
인지이론에는 인지발달이론과 인치치료이론이 포함된다. 인지발달이론은 투사법을 활용한 정신역동이론과 달리 직접적인 관찰 면접 따위를 활용하여 과학적인 발달 이론을 제시하였다.
인지발달이론은 인간의 인지 혹은 신념이 부적응의 원인이라고 전제하면서 실천 과정에서 이에 대한 통찰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이러한 인지이론은 다양한 문제에 적용할 수 있으며, 클라이언트 스스로의 삶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교육을 통한 능동적인 변화 방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또한 종합적이고 절충적인 치료의 실제를 강조하고 있다. 많은 인지적·정서적·행동적 기법들이 사람들의 인지구조를 변화시켜서 정서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한편 인지이론을 적용시킨 인지치료이론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이 있다.
첫째, 자신의 인지구조와 불합리한 신념을 분석하는 것은 지적 수준이 낮거나 현실감이 없는 클라이언트 혹은 사고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는 클라이언트에게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 치료 방법이 매우 지시적이고 교육적이므로 치료자의 가치와 철학을 클라이언트에게 강요할 수 있다.
셋째, 인지와 신념에 대한 강조는 자칫 사건 자체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다.
넷째, 인지와 신념의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신체적 질병, 유전적 영향까지 인지와 신념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섯째, 내담자의 불행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자세히 듣지 않고 배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치료의 실제에서 과거에 빠져들지만 않는다며, 그리고 초기 외상 경험에 대해 너무 중요하다고 가정하지만 않는다면 내담자의 과거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가치가 있다. 내담자의 역사를 인식하고 수용하며 과거의 갈등을 종식시킬 때 그들은 장기적으로 유의미하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